신앙의 월동준비 - 이석권 (2000-11-26)

(성경)딤후4:9-18
(제목)신앙의 월동준비

어느새 일년의 마지막이 가까웠습니다. 오늘이 11월 마지막 주일이고 그 다음에는 12월이 됩니다. 12월은 한해를 마감하는 달로서 가정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교회 모두다 바쁜 달입니다. 특별히 우리들의 가정에서는 12월이 되면 한 겨울 내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월동준비에 만전을 기합니다. 겨울 내내 반찬이 될 김장을 담그고, 난방이 잘되는지 점검을 하고, 보일러에는 기름을 가뜩 채우는 등 실로 이래저래 바쁜 달입니다. 이와 같이 바쁘고 준비하는 때에 오늘은 '신앙의 월동준비'란 특별한 설교 제목을 정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12월을 맞이하면서 금년 마무리를 잘 짓고 새해를 준비할 그런 채비를 잘 하자는 의미의 말씀입니다. 본문은 복음의 대 사도 바울이 옥중에서 임종을 앞두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여러분의 인생 겨울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교훈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⑴, 데마처럼 이 세상을 더 사랑하지 않습니까?
바울 사도는 네로 황제의 박해로 로마에서 두 번째 투옥된 상태에서 본 서신을 쓰면서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된 바울은 때때로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두려움을 해소하고자 함께 복음을 증거 하는 사역 자들에게 다가올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순교의 이야기를 들은 동역 자 중에 데마는 바울이 복음을 증거 하였기 때문에 죽음을 당한다면 자신도 그러한 죽음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자로 잡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데마는 오랜 믿음의 동역 자를 버리고 바울 곁을 떠난 것입니다. 이처럼 데마가 자신의 목숨에 연연했던 이유는 세상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스테반은 순교하면서 하나님의 영광과 예수께서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서 계신 것을 기쁜 마음으로 죽음을 당했습니다. 이처럼 내세를 볼 수 있는 믿음을 데마가 가지고 있었다면 결코 세상을 더 사랑할 수 없었으며 믿음의 친구를 떠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도들은 영안이 떠져서 하늘의 영광을 볼 수 있는 믿음을 가질 때 세상을 사랑하지 않고 자신의 믿음을 굳게 지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10절에서 바울은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데마는 한때 바울과 함께 목회를 했던 동역 자입니다. 몬1:24절에서 보면 "또한 나의 동역 자 마가, 아리스다고, 데마, 누가가 문안하느니라"라고 함에서 동역 자였음을 볼 수 있습니다. 데마는 바울 사도가 옥에 갇혀 있었을 때, 시중들고 보호해 주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제 노 사도가 그의 마지막 생애를 마감 지으려고 할 즈음에 그는 이미 떠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추측컨대 데마는 그 동안 바울 사도를 옆에서 보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던가 봅니다. 한편으로는 복음을 사랑하고 그를 위해서 협력하면서, 마음 속 다른 한구석에서는 세상에 미련을 잊지 못해서 늘 그쪽을 생각하고 아쉬워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데마는 세상을 향해서 가고 말았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치 아니하니라"(눅9:62) 또 요일2:15절에서는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고 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해서 섬길 수가 없다. 이를 중히 여기거나 저를 중히 여기든지 하지, 둘 다 중히 여길 수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데마는 아마 복음 안에서 사도 바울을 협력하고 살면서도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세상을 사랑하는 그런 이중의 고민과 갈등 속에서 살다가 결국은 넓은 길, 가기 쉬운 길,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길로 가 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오늘 데마를 생각하면서 여러분 자신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지금도 한편은 세상, 한편은 주님이고, 여러분 신앙이 지금도 차지도 덥지도 않는 미지근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닙니까?
⑵, 누가나 마가처럼 처음보다 나중이 더 유익한 사람입니까?
사도 바울은 로마에 복음을 증거 하려고 갈 때 죄수로서 갔습니다. 이런 바울의 로마 행에 참가한 사람이 누가란 사람입니다. 그리고 바울이 로마에서 2년간 투옥되어 있을 때 줄곧 함께 있었으며 사도행전을 저술한 사람이 바로 누가란 사람입니다. 즉 누가는 바울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더라도 그를 떠나지 않고 그의 어려운 처지에 항상 함께 동참했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 함께 하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사랑이 없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려울 때 함께 하는 친구를 얻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곤경을 디모데에게 밝히고 디모데에게 속히 올 것을 부탁했습니다. 또한 디모데에게 마가를 함께 데려오라고 부탁했는데 그 이유는 그가 현제 바울의 사역에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즉 디모데와 마가는 바울이 어려울 때 필요한 존재들이며 유익을 줄 수 있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이처럼 성도들은 사로 간에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평상시에도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하겠지만 특별히 고통의 때에 유익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신앙을 연마해 가야 할 것입니다. 11절에서 바울은 "마가를 데리고 오라. 저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마가는 처음 교회가 모여서 기도하고 성령 충만 받았던 집주인 아들이었을 것이고, 예수 님의 행적 기록한 마가복음서의 저자입니다. 그 사람은 바울 사도의 처음 전도 여행 때, 함께 나섰다가 너무 힘들고 어려우니까 바울 사도를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버렸던 사람입니다. 행15:39절에 보면 "서로 심히 다투어 피차 갈라서니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배타고 구브로로 가고" 라고 함에서 보듯이 바울과 다투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가 두 번째 전도 여행을 떠날 때는 마가와 함께 가는 것을 반대하고 대신 실라를 데리고 갔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바울은 그 마가가 유익하니 데리고 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가는 처음에는 바울을 실망시켰던 사람입니다. 주님 마음에 꼭 들지 못했던 사람입니다. 실수했던 사람입니다. 힘들어서 포기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후로 그는 그것을 후회하고 뉘우치고 새로운 일꾼으로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연세가 많이 든 사도 바울은 그의 임종을 의식하면서 마가가 유익하니 데리고 오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느 편에 속해 있으십니까? 처음에는 열심이었는데 나중에는 세상을 사랑해서 가 버린 데마 편입니까? 아니면 비록 처음에는 실수했으나 나중에는 더 유익한 마가 편입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어느 쪽에 속하게 되시기를 원하십니까?

⑶, 알렉산더처럼 복음 전파에 해를 끼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구리 세공 업자인 알렉산더는 딤전1:20의 알렉산더와 동일 인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그는 신앙을 고백한 후 배교한 자로 복음 전도 대열에 끼어 들어와 복음 전도자 바울을 공격하여 많은 해를 끼쳤습니다. 그래서 14절에서 바울은 '구리 장수 알렉산더가 내게 해를 많이 보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이런 방해자 알렉산더를 책벌 했습니다. 딤전1:20 "그 가운데 후메내오와 알렉산더가 있으니 내가 사단에게 내어 준 것은 저희로 징계를 받아 훼방하지 말게 함이니라"

알렉산더가 책벌을 받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바울에게 반항하고 해를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악행은 사도 바울 개인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 것으로 주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알렉산더는 복음을 전하는 하나님의 교회를 많이 해롭게 했습니다. 15절에는 바울이 복음 전하는 말을 알렉산더가 심히 대적하였으니 디모데도 그 사람을 조심하기를 바란다고 언급됩니다. 바울의 전도나 재판 과정에서 결정적인 해를 끼친 알렉산더가 바울의 제자를 또 해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었으므로 너도 주의하라고 부탁했습니다. 교회 내에도 사실 교역자끼리 서로 주의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교인이 있다면 참으로 불행 한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성도들은 복음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에게 알랙산더와 같이 정신적, 육체적인 해를 줄뿐 아니라 경계해야 할 위험인물이 되지 않고 누가나 마가 데모데와 같은 충성스러운 일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하십니까? 혹시 라도 복음 전파에 해를 끼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복음 전하는 사람들을 대적하면서 그들을 괴롭히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⑷, 바울 처럼 종말 신앙을 가지고 사십니까?
구리 장색 알렉산더로 많은 해를 받은 바울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악한 알렉산더에게 보복하지 않았습니다. 14절에서 바울은 '주께서 행한 대로 저에게 갚으실 것'이라고 말하고, 16절에서는 '저희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바울은 행한 대로 갚으시는 하나님을 신뢰했기에 하나님께 맡긴 것입니다. 바울은 그의 종말을 깊이 의식하면서, 주님께서 갚으실 것이니 네가 원수를 직접 갚을 필요가 없다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해악 자가 어떤 악행으로 우리를 괴롭히고 복음을 방해한다 하더라도 원수갚는 것은 하나님께 있으니 우리는 전적으로 보복을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직접 보복하는 일은 피차 망하는 일입니다. 타인을 정죄 할 능력이 없는 피조물임을 깨닫고 하나님의 공의에 맡기는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께 맡기는 종말 신앙, 주님께 맡기는 믿음, 이것을 그는 깊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울은 17절 말씀에서 그 동안 주님께서 곁에 계시면서 힘을 주셨던 것을 회고하고, 18절 말씀에서는 앞으로도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 구원하시어서 그를 천국에 들어가도록 하실 소망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영광이 세세 무궁토록 있을 찌어다'고 주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끝까지 복음 전파에 해를 끼치고 방해했던 알렉산더와 같은 사람이 있고, 처음에는 열심히 하나님과 교회를 섬기다가도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세상 속으로 되돌아가 버린 데마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처음에는 실수하였으나 나중에는 유익한 마가와 같은 사람이 있으며, 원수 갚는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종말 신앙을 갖고 소망 중에 찬송하며 살아가는 바울과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원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