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갚을 빚 - 이석권 (2000-12-29)

(성경)마25:14-30
(제목)내가 갚을 빚

오늘은 2000년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한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에 우리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해 얼마나 보답했으며 이웃들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해서는 얼마나 갚고 살았는가?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해를 돌이켜 보면서 혹시나 영육 간에 빚을 지고 살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맡겨진 사명에 충성하지 못해서 하나님께 빚진 자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옛날 소크라테스는 임종시에 이웃집에 암탉 한 마리의 빚을 청산하라고 유언했다는데 우리도 이해가 다 가기 전에 우리가 갚아야 할 빚이 얼마인가 깊이 반성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만약 갚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이제라도 늦지 않으니 청산하고 '칭찬 받을 자세'로 새해를 맞이하도록 합시다.

⑴, 물질적인 빚
우선 우리는 물질적인 빚을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왕하 4장에 보면 엘리사 시대에 선지 생도의 아내가 가정에 큰 빚을 지고 고민하는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엘리사는 '너는 가서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 너와 네 두 아들이 생활하라'고 했습니다. 물질적인 빚은 마땅히 갚아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도 생활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빚을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때에 빚 자체도 중요하지만 빚을 갚으려고 하는 마음 자세가 중요합니다. 빚을 갚으려고 하는 마음만 있으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심을 엘리사의 교훈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 앞에든지 하나님 앞에든지 물질적인 빚이 있으면 모두 갚고서 새해를 맞이해야 합니다.

⑵, 언어적인 빚
마12:36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라고 했는데 이는 언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말을 너무 무책임하게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신자들은 언제나 말에 있어서 진실해야 합니다. 너무 과장되어서도 안되며,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예'면 '예' '아니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을 해야 합니다. 말은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이 되어야 힘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난 한해를 살아오면서 구두로 약속했던 일이나, 기도 중에 '아멘'으로 약속했던 일에 대해 그냥 지나간 일이 없는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기필코 실천해서 언어에 대한 빚을 갚고 가야 합니다.

⑶, 정신적인 빚
이 빚은 사랑의 빚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쌀 한 말은 그 분량이 많고 적음 보다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사랑이 문제이며, 어려울 때 몇 만원으로 인해 실마리가 풀렸을 때 어찌 몇 만원에다가 가치를 부여하겠습니까?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정성과 사랑을 우리는 잊지 못합니다. 옛날 '선교사와 팔려 가는 흑인 노예'라는 이야기에 보면 노예 시장에서 팔려 가는 노예를 선교사가 사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자유를 주었더니 '아닙니다 나는 과거에는 돈에 묶인 노예였지만 지금은 선생님의 사랑의 줄에 묶인 몸입니다. 나는 선생님의 곁에서 영원히 떠나지 않겠습니다' 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물질적인 빚을 다 갚았다고 해서 정신적인 빚까지 다 갚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1년을 되돌아 볼 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랑의 빚을 지고 살았습니까? 죄인인 나를 구원하시려고 독생자까지 아낌없이 보내신 그 크신 사랑을 우리가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이처럼 큰사랑에 대해서 진정으로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⑷, 사명의 빚
일생 동안 사명감에 묶여서 살았던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곧 사도 바울 입니다. 롬1:14 "헬라인이나 야만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고 했고 고전9:16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라"고 했습니다. 그는 복음에 대한 빚을 갚기 위해 일생 동안 사명감에 불타서 복음 증거에 정열을 쏟고 목숨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한해 동안에 얼마나 우리의 사명에 충실했습니까? 사도 바울은 생명을 걸고 일하면서고 '빚진 자'처럼 살았는데 우리는 제직이고, 성가 대원이고, 교사이며, 구역을 맡은 책임자였으면서 어떤 자세로 일해 왔습니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됩니까? 아니면 부득이한 처사였습니까? 만약에 금년의 삶이 부족했다고 느껴지면 내년에는 우리의 전 생애를 걸어 놓고 모양 있게, 그리고 멋있게 충성합시다.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출석, 전도, 기도, 봉사, 십일조 등 모든 분야에서 후회 없이 하도록 다짐을 합시다. 우리는 모두 사명을 받고 있습니다. 1년 내내 결석하지 않고 충성하는 제직이 되고 교사가 되고 성가 대원이 됩시다. 우리가 맡은 직분에 충성하는 것이 사명의 빚을 갚는 것입니다.

⑸, 죄에 대한 빚
마18장에서 우리는 천국을 소개하는 비유에서 갚을 힘이 없는 빚을 탕감해 주는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빚'은 죄를 말합니다. 우리들의 죗값은 너무 커서 우리 힘으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음을 시사해 줍니다. 마6:12의 주기도문에서도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라고 했는데 여기서도 '죄'는 '빚'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우리에게 빚진 자를 탕감해 준 것 같이 우리의 빚도 탕감하여 주옵소서" 라는 번역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 갚을 수 없는 죄의 빚을 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으로 그 죄를 용서받았습니다. 예수 님의 대속의 고난으로 용서받은 것입니다. 이 은혜의 빚을 얼마나 보답하면서 살았습니까? 오리겐은 우리의 빚은 ①, 육체적인 빚(물질) ②, 정신적인 빚(마음) ③, 하나님에 대한 빚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늘 울어도 갚을 수 없는 그 은혜를 이 몸 다 하도록 바쳐서 빚 갚는 심정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