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 추구해야 할 삶 - 이석권 (2001-02-17)

(성경)눅10:25-37
(제목)기독교인이 추구해야 할 삶


오늘 본문의 내용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본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25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25절에 "어떤 율법사가 일어나 예수를 시험하여 가로되 선생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율법사가 예수 님을 시험하기 위하여 질문을 했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온순한 질문 같지만 그 중심은 알고 싶어서도 아니며 듣고 따르려는 것도 아닙니다. 오직 예수 님을 시험하는 마음으로, 이 무식한 갈릴리 촌놈이 무엇이라고 하는지 한 번 봐주자는 속셈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 앞에 망신을 시키고 가능한 한 율법적으로나 로마법에 의해서 예수 님을 책잡아 넘어뜨려 심지어는 십자가에 못이라도 박게 할 심사에서 하는 가시 돋친 질문입니다. 이 율법사의 잘못된 태도가 29절의 두 번째 질문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사람이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 예수께 여짜오되 그러면 내 이웃이 누구오니이까" 그러니까 자기의 유식함, 자기의 위대함, 자기의 의로움을 자랑하기 위하여 질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율법사는 예수 님의 말씀을 듣자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의 옳음을 나타내어 예수 님께로 부터도 칭찬과 확인을 받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배우려는 자세의 질문이 아닙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말하게 해서 그대로 행하면 살리라는 말씀을 하셨는데도 다시금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하는 엉뚱한 질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질문의 내면에는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임이 틀림없으나, 내가 사랑해야 할 그 이웃은 누구입니까? 적어도 나의 사랑을 받을 만한 존재, 내가 상대할 만한 이웃이란 누구입니까? 하는 것입니다. 즉 사랑하고 싶은 마음은 많은데 사랑할 대상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내 사랑을 받아들일 만한 자격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을 위하여 예수 님께서는 저가 모르고 있는 그 이웃, 잃어버린 이웃을 찾아 주시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강도 만난 사람의 이야기를 하시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맨 처음 질문이 영생에 대한 질문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제 이웃의 문제로 넘어가면서 생각할 것은 이웃을 찾을 때에 그 속에서 영생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웃을 찾으면 영생을 찾게 되고 이웃을 잃어버리면 영생을 잃어버리는 결과가 된다는 깊은 뜻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예수 님께서는 이웃을 바로 찾아 주고 그를 통하여 영생에 대한 해답을 듣게 하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형태를 보면 대체로 세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제사장이나 레위인 그리고 사마리아인과 같은 삶의 형태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다 이 세 가지 생활 형태 중의 어느 하나에 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세
가지 형태의 삶을 생각하면서 우리 기독교인이 추구해야 할 삶의 형태는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고자 합니다.

⑴,자신만을 위한 삶
우리 주변에는 강도와 같이 자신만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목적이나 자신의 즐거움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열심을 다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키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손해를 입히는 것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게 되든지 상관할 것 없고 나만 즐겁고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는 식으로 살아갑니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돌보아야 할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식으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의 즐거움과 이익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의 비참이나 고통을 염두에 두지 않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고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되돌아보면 절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들이 살고 있는 절박한 삶의 현장에서 기독교인들은 이러저러한 이론보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행동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가령 홍수가 나서 물이 범람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실수를 해서 그만 물에 빠져 떠내려가게 되었다면 우리 기독교인이 취할 수 있는 반응은 다음 중 어떤 반응이겠습니까?
①,"인생무상 인간은 한 번 났다가 한 번 죽는 것"하면서 지나갑니다.
②,"부모 말씀을 잘 들을 것이지 어렸을 때부터 부모 말씀을 잘 안 들었구나. 자
네는 물에 빠져도 싸다. 그것은 네 잘못이다. 왜 조심하지 않았나?"
③,"사람의 죄 값은 사망이다. 네가 잘못했으니 네가 죽어야지!"
④,"최선을 다 해보아라. 살 길이 있을지 아느냐? 그러고도 불가능하다면 그저 조용히 죽음을 기다려라. 빈둥거린다고 무슨 소용이 있느냐?"
⑤,다섯 번째 사람은 이런 저런 생각, 물어 볼 것도 없이 우선 물로 뛰어들어가
사람부터 끌어내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말이든 훈계든 할 것입니다. 그가 누구냐 하면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인 강도 만난 사람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보면 강도 만난 사람의 사건을 놓고 취급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뭐냐 하면 강도 만난 본인에게는 그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역사적 배경을 보아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그 위험한 길을 왜 혼자서 어쩌자고 갔느냐?"고 책임을 추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두고는 강도 만난 본인에 대해서 한 마디도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잘잘못을 따져서는 이웃을 만날 수가 없습니다. 폐일언하고 강도 만났다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강도 그 자체에 대한 사회 문제를 묻지 않았습니다. 선민의 나라 이스라
엘에 이렇게 강도가 날뛰다니 말이나 되느냐? 왜 이런 사회가 되었느냐? 그 대책은 무엇이냐? 는 등의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의 말이 없습니다. 단지 강도 만났다고 하는 현실, 거의 죽게 된 사람, 피를 흘리며 숨을 몰아쉬고 있는 한 생명, 지금 이 사건을 놓고 그대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 님께서는 이것을 절박한 생명의 문제로 취급하고 계십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강도 만난 사건은 구구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건져야 하고 살려야 하는 생명 위주의 사건입니다. 과거가 어떻고 죄가 어떻고 하며 율법, 도덕이 어떻고 인생무상을 이야기할 때가 아닙니다. 지금 내 앞에 놓여진 이 한 생명을 우선 건져 놓고 볼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 님이 비유를 통해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행동이 먼저입니다.

⑵,더불어 사는 삶
우리 인간들은 기쁨과 고통을 서로 나누면서 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 님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내 운명은 나 혼자서 결
정하는 것이 아니며 이웃과 더불어 결정되는 것이며 우리들의 삶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사회와 조국의 내일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서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정신이 희박한 사회는 그 만큼 번영과 발전도 뒤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협동과 이해가 없는 직장도 역시 발전이 없고 뒤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직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도 역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가나 사회가 발전하려면 개인주의적인 삶의 방식이 개선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보면 세 사람 중 두 사람은 그냥 지나갑니다. 이 두 사람은 종교적 인물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제사장이고, 하나는 레위인 입니다. 다른 사람도 지나갔을 테지만 두 사람만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수 님께서 제사장과 레위인을 등장시킨 것은 당시의 종교계를 향한 강한 도전입니다.

먼저 제사장이 그리로 지나갔습니다. 제사장이란 성전에서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제사를 위해 수종들며 제물을 바치고 제사를 집행하는 성별 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이들 제사장은 항상 마음뿐 아니라 몸도 깨끗이 하여야 합
니다. 그래야 하나님 앞에 나가 거룩한 제물을 드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함부로 더럽혀질 수 없는 이 제사장이 지금 제사 드리러 가는 길인데 여기 불한당을 만난 사람이 누워 있습니다. 피투성이가 되어 거의 죽어 갑니다. 하지만 성별 된 제사장으로서 이 사람을 만지며 돕다가 피를 묻히면 어떻게 되고 만일의 경우 만지는 중에 죽기라도 하면 시체를 만지는 것이 되는데 그렇게 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됩니다. 레22:4-7"아론의 자손 중 문둥병 환자나 유출 병이 있는 자는 정하기 전에는 성물을 먹지 말 것이요 시체로 부정하게 된 자나 설정한 자나 무릇 사람을 부정하게 하는 벌레에 접촉된 자나 무슨 부정이든지 사람을 더럽힐 만한 자에게 접촉된 자 곧 이런 것에 접촉된 자는 저녁까지 부정하니 몸을 물로 씻지 아니하면 성물을 먹지 못할 지며 해 질 때에야 정하리니 그 후에 성물을 먹을 것이라 이는 자기의 음식이 됨이니라" 시체로 부정해진 사람은 해가 질 때까지 성전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의 제사장이 24반차를 따라서 오래 만에 제사를 드리게 되었는데 불쌍한 사람을 돕는다고 피나 시체를 만지게 되는 날에는 모처럼의 기회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할 중요한 일인 제사 드리는 일을 망치면서까지 이 거의 죽은 시체와 같은 사람을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것은 마12:7"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너희가 알았더면 무죄한 자를 죄로 정치 아니하였으리라" 그 제사장은 불쌍한 이 사람을 돕는 것이 하나님께 양을 잡아 드리는 제사보다도 귀하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제사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 때문에 소와 양을 드리는 형식적인 제사만을 생각하면서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갔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표현대로 피하여 지나갔다는 것은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보고는 되도록이면 더 보지 않으려는 자세로 지나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다음에 레위인이 지나갔습니다. 레위인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성전에 속한 일
만 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제사장과는 달리 성전에 관계된 자질구레한 잡일까지
도 맡아 하는 성전 봉사자들입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오직 성전 봉사만을 하
는 전문적인 직업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구제하고 희생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할 일이니 내가 책임질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여기에서 비교되
는 두 가지 입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즉 제사장 쪽에서는 지금 내가 이러한 사람
을 도울 때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다른 시간에 만났더라면 돕겠지만 성전에 제사 드리러 가는 처지에서 부정하게 그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시간 문제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비해 레위 사람은 이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입
니다. 그러한 결과 이 두 형태의 사람이 모두 돕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린 것입니
다. 어찌 생각하면 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들입니다. 제사장은 제사장의 일만 하겠다는 것이고, 레위인은 레위인의 일만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종교적인 이유를 구실로 오늘 죽어 가는 이 사람을 돕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저들은 이 시간, 종교적 이유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것이 오늘 이 사람을 구원하는 일이라는 깊은 의미를 망각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혹시 절박한 삶의 현장에서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도 여러분의 일을 핑계하면서 본체 만체하고 지나간 적이 없습니까? 그런 생활 태도는 고립된 개인주의적인 생활입니다.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은 사람들이 각각 자기 책임을 자기가 감당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다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줘서도 안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실수는 사람들의 삶 자체가 감정의 교류, 인격의 사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꼭 도와줘야 할 사항이 벌어졌을 때 제사장이나 레위인 처럼 내게 맡겨진 일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외면한 적이 없습니까? 그런 태도는 결코 우리 기독교인들이 추구할 삶의 자세가 아입니다. 우리는 피차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⑶, 봉사하는 삶
본문에 보면 그를 불쌍히 여겼다고 했습니다. 불쌍히 여긴다(esplarxnisdne)의 헬라어는 마음이 뜨겁게 움직이는, 애타는 마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는 순간에 이미 마음이 뜨겁게 움직여져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사람의 아픔이 나에게도 전달이 됩니다. 그의 고통으로 나의 마음이 아파진 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감대를 가지고 함께 하고자 하는 이것이 불쌍히 여기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보는 군간 좌우를 가릴 것이 없습니다. 그저 뜨거운 마음으로 부둥켜안은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마음이 불쌍히 여긴다는 것입니다.

여기 사마리아 사람은 불쌍히 여겨서 가까이 갔다고 하였습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가까이 가게 했습니다. 그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여서 다가서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 이 자리에서 무슨 도덕을 따지고 종교를 거론할 것이 없습니다. 무조건 애타는 마음에서 아예 본능적으로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저를 도움으로 내가 어떻게 될 가를 생각지 않고 자신의 위험이나 처지를 생각지 않고 오직 죽어 가는 그 사람을 위하여 도와줍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한 다음에 그 다음 일까지 처리하고 떠나갑니다.

이 사람의 마음과 정성으로 보아 계속 거기 머무르지 못하는 것을 보면 대단히 바쁜 사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쌍한 사람을 위하여서는 할 일을 다하고 자기가 못 다한 일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계속 도와줄 것을 부탁하며 그는 갑니다. 다시 말하면 도울 수 있는 만큼, 필요한 만큼, 완전한 살아남을 만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책임지고 도왔습니다. 한 번 돌아보고 마는 것 아니라 끝까지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돌아보게 해서 그 일에 책임을 집니다.

자기의 모든 시간과 정성과 재물을 다 희생하면서도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주는 사마리아 사람과 같은 사람들을 봉사 적인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비록 내게는 고통이 있고 손해가 될지라도 이웃과 사회를 위해서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어지면 반드시 용감하게 또한 자신 있게 실천하는 생활이 바로 봉사하는 생활입니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기를 희생하면서 남을 돕는 희생정신이 약하게 태어난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봉사 적인 삶을 살려면 많은 수양과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강한 신념과 투철한 희생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교만한 사람이 봉사 생활을 할 리가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 칭찬 받고 존경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봉사 생활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희생을 동반하며 따라서 봉사하는 생활은 사랑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희생의 생활이 참된 봉사 생활입니다. 사랑 없는 봉사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후 스스로 자기의 하신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내가 주와 또한 선생이 되어서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는 것이 옳으니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봉사 생활을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보여주신 모범이십니다.

천하게 보일지라도 불평 없이 하고, 또는 평소에 내게 잘못한 사람일지라도 그들을 도와주고, 또 남의 실수와 잘못을 꼬집지 않고 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생
활, 또 남에게 자기를 섬기도록 강요치 않는 자세로 사는 사람이 참된 봉사 생활
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20:28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고 하신 예수 님의 말씀처럼 다른 사람의 긴급하고 어려운 사정을 돌보아 줌으로써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요사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거의 속임수뿐이고 진정으로 이웃을 돕고 사는 봉사하는 사람들이 적은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환경 속에 사는 우리 성도들이 그런 세상과 타협을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살아서 오히려 빛을 증거 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바르고 정직하며 이웃을 위해서 헌신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믿는 성도들이 이웃을 위한 봉사 적인 태도로 살 때 믿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예수 님께 나아 올 것입니다.

예수 님께서도 악으로 더불어 타협하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은 죄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히 책망하셨습니다. 그렇지만 한 사람의 죄인에 대해서는 정죄 하시기 보다 오히려 이해하시며 용서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심은 이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고 저로 말미암아 세상을 구원하려 하심이었습니다.

우리는 각자가 자기 맡은 일에 대해서 근면하고 협동하고 절제하고 우애함으로써 참된 봉사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이 추구할 삶이란 바로 이런 삶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남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개인주의적인 삶에서 돌이켜 나를 통해서 우리의 사회가 밝아지게 하는 기독교적인 정신으로 봉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사회가 밝고 명랑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이제 결론은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 님께서 율법사에게 묻기를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고 하십니다. 이에 율법사는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하고 대답하게 됩니다. 이 때에 예수 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결론입니다. 우리가 본문에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강도 만난 사람을 사마리아인의 이웃으로 생각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이는 흔히들 일반적으로 불쌍한 사람을 돕는 것이 이웃을 돕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인데 오늘 본문은 그러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라는데 초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강조 점은 사마리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여러 모로 생각컨데 이 강도 만난 사람은 유대 사람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을 통한 교훈은 유대 사람과 사마리아인을 이웃되게 만들었습니다. 강도 만난 사건을 통하여 이웃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 이웃이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강조되는 것은, 단순한 마음으로 돕고, 단순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웃을 삼으라는 것입니다.

사마리아인을 이웃으로 맞아들이게 되면 거기에 생명이 있고, 구원이 있으며 영생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과거가 어떻고 현재가 어떻고 하는 것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고난 중에서 서로 돕고 사랑하는 거기에 이웃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이 선한 사마리아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자기 우월의 벽을 깨뜨리기 전에는 이 사마리아 사람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강도 만난 사람이 자기의 이웃인 사마리아인을 만날 때, 생명을 얻었습니다. 이와 같이 이웃을 만나는 사람이 영생을 얻게 된다는 것이 본문의 주제입니다. 사마리아인의 친구가 아니라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이 생명을 갖다 주었듯이 예수 님을 이웃으로 만나는 사람이 영생을 얻게 됩니다. 예수 님을 이웃으로 만나는 사람만이 영생을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