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람을 입으시오 - 이석권 (2001-01-26)

(성경)엡4:17-24
(제목)새 사람을 입으시오

오늘은 구정을 자내고 첫 번째 주일입니다. 우리 민족의 관습으로는 설날이 되면 모두 새 옷을 입습니다. 깨끗하게 갈아입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이는 아마 퇴색되어지고 더러워진 옛것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추구하려는 뜻인 줄로 압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인격적인 변화가 없는 한 아무리 새 옷을 입고 목욕을 한다고 하더라도 새 사람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쫓는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성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와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고 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인격의 변화는 외적 변화가 아닌 내적 변화에 의한 것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새 사람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새 사람의 모습을 뚜렷하게 알기 위해 옛 사람의 모습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⑴, 옛사람의 상태
이는 이방 사람들의 생활 모습인데 허망한데 마음을 쏟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저들이 허망한데 마음을 쏟는 이유는 "무지로 인해 저희 마음이 어두워지고 저희 마음이 굳어져서 하나님께로부터 떠나 있기 때문" 입니다. 즉 불신자들은 그들의 생각이나 판단 기준이 흑암 중에 있기 때문에 진리와 의를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을 따를 수 없는 것입니다. 옛사람의 상태는 진리에 대해서는 돌같이 굳어져서 캄캄한 사람들입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마음마저 무감각하고 굳어져 있으니 그들에게 무슨 기대를 하겠습니까? 혹시 잘 알지 못할지라도 옳은 일에 대해서 잘 받아 드리고 자기의 잘못을 쉽게 알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마음이 돌같이 굳어 있고 감화력 마저 없으니 아무런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옛 사람은 자기중심 주의입니다. 그래서 남을 이해하거나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극단적이고 이기적인 생활을 도모합니다. 옛 사람의 상태가 그러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선을 위한 노력이나 발전이 없으며 계속 구습에 쌓여 있고 생활에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오히려 죄를 짓고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뻔뻔스러워 큰소리치며 활보합니다. 도적질을 하거나 사람을 죽이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그런 무서운 범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잘 해보려고 전전긍긍 하다가 범죄 하게 되는 것이고 범죄 회수가 증가하면 서는 나중에는 범죄하고서도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을 만큼 마음이 방탕해 버리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옛 사람의 상태를 '욕심'과 '방탕'으로 일관한다고 말했습니다. '방탕'이란 '뻔뻔스러움' '몰염치 함'이란 뜻입니다. 사람이 이렇게 뻔뻔스러워 지는 것은 자기의 욕심 때문입니다. 옛 사람의 상태는 자기의 이익이나 자기의 목적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손해나 상대방의 입장 같은 것은 조금도 생각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설아 가는 것을 말합니다.

⑵, 새사람의 상태
새사람이 되려면 새사람의 상태를 알아야 합니다. 새사람은 쉽게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은 사람입니다. 신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라면 우리의 말이나 행동이 예수 님을 닮아야 하는 것입니다. 몸은 교회에 나와 있으면서 생활은 옛날 믿지 않을 때 방식으로 살아간다면 무슨 변화가 있겠습니까? 사도 바울은 엡4:22-24에서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성도들이 새사람을 입으려면 거짓을 버리고, 분을 내지 말고, 도적질하지 말고, 악한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지에서 벗어나서 방탕과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바울 사도는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을 입는 방법을 위와 같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버리는데는 물론 믿음이 있어야 하지마는 결단성이 있어야 합니다. 선을 위한 결단 말입니다. 우유부단하면 죄에서 떠날 수 없습니다. 구약의 롯의 아내는 우유부단하다가 유황불에 죽고 말았습니다. 새사람은 거듭난 사람을 말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많은 사람 중에서 확실하게 변화된 세 사람을 소개하겠습니다.

①, 야곱의 거듭남에 관한 것입니다.
그는 인생을 경쟁 관계로 이해하며 살았습니다. 무슨 일에나 첫째가 되고자 했습니다. 쌍둥인 그는 먼저 태어나지 못했음을 한스럽게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는 타고난 꾀를 발휘하며 형과 아버지를 감쪽같이 속여 장자의 특권을 빼앗았습니다. 경쟁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속임수를 쓰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올 무에 걸리는 경우 보다 자기가 숨겨 놓은 덫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곱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형님과 아버지를 속여 장자의 기업을 물려받았으나 그 일 때문에 가문에서 추방된 것입니다. 속임수란 속이는 순간에는 기막힌 재주이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사악함이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당시의 관습에 의하면 제 고향에서 쫓겨난 사람은 생명과 재산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야곱은 어머니의 주선으로 외갓집으로 피신했습니다. 그곳에서도 그는 타고난 재간을 부려 사촌 누이들을 아내로 맞이했고 처가의 재산을 몽땅 가로챘습니다. 물론 지극히 합법적인 수단을 쓴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제 버릇 개 주지 못한다는 속설처럼 야곱은 언제나, 어디서나 속임수로 삶을 유지해 갔습니다. 처가 재산을 수탈한 야곱이 하란 에서 살 수 없게 된 것은 자업자득이었습니다. 부득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형에서는 야곱의 속임수에 분을 품고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본디 꾀가 많은 사람은 겁이 많게 마련입니다. 얍복 나루터에 이르러 두려움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처자 권속과 노복을 비롯하여 전 재산을 앞서 보내고 자기 자신은 홀로 남아 형의 진노에서 벗어날 궁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성서 기자의 증언에 의하면 "하나님의 사자"와 밤새 씨름하며 자신의 구원을 탄원하였습니다. 자기 꾀나 처자나 재산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임을 발견했습니다. 다만 하나님밖에 의지할 이가 없었습니다. 몸이 부서지도록 몸부림치며 하나님의 도움을 갈구했습니다. 그래서 얻은 하나님의 축복이 야곱이 "이스라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잃어버린 재산을 갑절이나 더 얻은 것도 아니오 처자 권속을 다시 돌려 받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름이 바뀐 것입니다. 야곱이란 "남의 발뒤꿈치를 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야곱이 있는 곳에선 어느 사람이나 안전하거나 무사할 수 없었습니다. 반드시 어떤 해 (害)를 입거나 난(難)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란 "하나님은 구원"이란 뜻입니다. 이스라엘이 있는 곳에서는 사람들마다 하나님의 구원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전적인 변화요 거듭남입니다. 옛사람 야곱은 없어지고 새사람 이스라엘로 창조된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된 야곱은 두려움 없이 얍복 강을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살기 등등하여 복수의 한에 맺힌 형 에서 앞에 엎드리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스스럼없이 말했습니다. "내가 형님의 얼굴을 보니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것 같습니다"(창33:10) 이스라엘이 된 야곱은 인생을 경쟁 관계로 보지 않았습니다. 첫째가 되는 것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경쟁자 에서의 얼굴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대적 자가 아니라 동반자로서의 형님을 본 것입니다.

②, 세리 삭개오의 거듭남에 관한 것입니다.
삭개오는 부의 축적으로 인생의 낙을 삼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는 민족도 안중에 없었고 헐벗고 힘없는 약자도 없었습니다. 할 수 있는 대로 빼앗고 더 많이 긁어모았습니다. 남들이야 무슨 비방을 하든 개의치도 않았습니다. 아무튼 앞뒤 좌우 살피지 않고 축재했습니다. 어지간히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마음이 불안하고 허전하기만 했습니다. 인생이 결코 이것만으로는 만족할 수도, 완전할 수 없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의 경외 심과 찬양을 받는 예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뜻밖의 사태였으나 그에게 있어서는 일생 일대의 영광이었습니다. 그는 감격한 나머지 스스로 예수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약속했습니다.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뉘 것을 토색한 것이 있으면 사 배나 갚겠나이다"(눅19:8)

부의 사회적 환원이란 혁명이나 데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법으로도 되지 않습니다. 삭개오와 같이 거듭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합니다. 부정 축재 청산을 한다고 5.16 당시에, 5.18 이후에 서슬이 시퍼렀었으나 제대로 된 일이 없었습니다. 부정 축재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보아 그때 일들이 국민 감정을 호도 하기 위한 속임수였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예수는 "오늘 이 집에 구원이 임하였다"(눅19:9)고 축복했습니다. "주여 내가 믿습니다. 아멘" 하지 않았어도 삭개오는 구원을 받았습니다. 신앙이란 결코 입에서 구원이라는 열매를 거두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소유를 스스로 사회에 환원하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완성되는 것입니다. 다.

③, 오네시모의 거듭남입니다.
빌레몬서는 1장밖에 없는데 그리스도교 경전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진리란 분량에 의해서가 아니라 적은 것 속에서도 계시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주제는 "오네시모의 구원 문제"입니다. 그는 본시 빌레몬의 노예 였습니다. 그가 주인집에서 탈출했습니다. 빈손으로 나가지 않고 자기 생존을 위해 귀중품을 들고 도망친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그리스도를 만난 뒤 사도 바울의 옥바라지를 도맡아 하였습니다. 죄인이 변하여 성도가 된 것입니다. 이에 감동 받은 사도 바울이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돌려보내면서 쓴 신분 보장서가 빌레몬서 입니다. 오네시모는 후일 노예 출신 가운데 첫 번째 감독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입니다. 그분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 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시고 율법 조문과 규정을 모두 폐지하셨습니다"(엡2:14-15)

그리스도 안에서는 지역이나 신분의 차별이 없습니다. 죄인과 의인에게 햇빛과 비를 고루 내리시는 하나님 안에서는 오직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면 누구든지 구원받고, 주님의 선교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법칙은 좋은 가문, 좋은 학벌, 좋은 배경이 있으면 출세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 길이 너무나 험하고, 그 문이 좁다. 그래서 예수의 복음을 민중의 복음이라 일컫는 것이다. 참 진리는 보편 타당합니다. 누구에게나 옳으며 누구에게 공평하며 어디에서나 적합한 것입니다. 예수의 복음이야말로 우주적입니다. 동과 서를 막론하고, 고금(고금)에 걸쳐 합당하고 믿음직한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세 사람의 경우로 미루어 볼 때 다음 세 가지 진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첫째), 속임수나 거짓은 반드시 심판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야곱은 집에서도 쫓겨났고, 처가에서도 쫓겨났습니다. 얍복 나루터에서는 속임수와 거짓으로 취득한 모든 것을 잃어 버렸습니다. 삭개오는 스스로 속임수와 거짓으로 빼앗은 것은 사배를 더하여 갚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오네시모도 믿는다고 해서 지난 죄를 적당히 넘길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안기부 자금이 모 정당의 선거자금으로 유입된 사건도 그때 당시 당사자들은 이 사건이 이렇게 크게 벌어지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무제를 가지고 변명하고 쟁점화 시키려 들지 말고 솔직하고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자세가 있어야 할것입니다. 옛날 다윗은 이런 충고를 하였습니다. "젊은이들아 즐거운 날을 보내고 싶으냐? 좋은 일을 보며 오래 살고 싶으냐? 혀를 놀려 거짓말을 하지 말라 못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하여라"(시34:11) 파스칼은 "한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많은 사람은 속일 수 없다. 잠시 잠깐은 속일 수 있어도 영원히는 속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둘째),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거듭난다는 사실입니다.
거듭난 사람은 구원받으며 과거를 청산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설교하였습니다. "누가 능히 하느님의 택하신 자들을 송사 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누가 정죄하리요"(로마 8:33)
셋째), 이들 세 사람은 똑같이 회개를 실천했습니다.
자기 과오를 회개한 사람은 과오의 청산을 위한 응분의 실천을 해야 합니다. 야곱은 형의 얼굴에서 경쟁자를 보지 않고 하나님의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삭개오는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였습니다. 오네시모는 옛 주인 빌레몬을 찾아가 자신의 과오를 사과했습니다. 회개는 실천을 통해 성화에 이릅니다. "성서의 중심은 죽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성화에 있다"(A. 헤셀) 존 웨슬리는 성화는 완전 구원의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입으로는 진실을 말하고 몸으로는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임하였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새사람으로의 출발에는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 계기가 '결단'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경기도 개성시 북쪽 16Km 지점에 솟은 천마산 아래에는 박연폭포가 있다고 합니다. 그 폭포를 향하여 가는 길에 두 절벽이 마주보며 만나는 곳이 있는데 그 간격은 약 1미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1미터밖에 안되는 거리를 건너뛰는 사람이 몇 사람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평지에서의 1미터라면 어린아이도 건너 뛸 수 있지만 천길 만길한 낭떠러지를 바라보며 건너뛰자니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뛰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바위를 결단의 바위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밑을 바라보지 말고 평지라고 생각하며 앞에 있는 목표만 바라보고 결단을 내려서 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면 이 1미터의 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뒤를 바라보지 말고 앞을 바라보십시오.

성도 여러분! 이번 주는 구정을 지내고 첫번째 주간입니다. 지난날의 잘못이나 실수를 모두 벗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살아갑시다. 옛날 것에 사로잡혀 있으면 발전할 수 없으며 발전이 없으면 결국은 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새 사람을 입으면 그 결과는 축복이며 영생입니다. 이제 우리는 가는 해와 함께 옛날 것은 모두다 벗어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새해를 맞이하도록 준비합시다. 금주간만 아니라 우리는 날마다 '새사람을 입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