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빚진 자 - 주연도 (2002-01-12)

복음의 빚진 자
A debtor of the Gospel
롬 1:8-15 1/13/02

사람이 일생을 사는 동안 빚을 지지 않고 산다면 참으로 행복한 인생일 것입니
다. 그런데 세상에는 빚 없이 사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대 재벌은 빚이 하나도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들이 더 많습니다. 특히 한국
의 대 기업들은 모두 빚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던 재벌도 부도가 나 숨어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되도록 빨리 갚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빚을 갚지 않으면 그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결국 빚 때문에
망하고 마는 것입니다. 사람이 빚을 지고 편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기독교 방송에서 들었습니다. 강원도 산골에 사는 공간난이라는 할머니
는 남편이 진 빚 1백 3십만 원을 22년에 걸쳐 갚았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죽은 지
오래 되었고 그리고 궁색하기 그지없는 생활인데도 죽은 남편이 진 빚을 갚았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진 빚을 갚고 나니 후련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귀감이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모두 빚진 사람들입니다. 인생을 빚으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물질의 빚
만이 아닙니다. 신세라는 빚을, 사랑이라는 빚을 지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기에 금전 빚까지 지고 있으면 참으로 살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로마서 13:8에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사랑의 빚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망극하신 하
나님의 사랑, 그리고 이웃 사랑을 받고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의 사랑이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니 사랑의 빚진 자들이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 사도는 자신을 빚진 자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본문 14절
에 "헬라인이나 야만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고
하였습니다. 바울이 이들에게 빚진 것은 물질적인 빚이 아니라 복음의 빚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바울은 자기 자신이 복음의 빚진 자라고 말하였을까요? 그것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값으로 구원받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죄인이요 특별히 교회를 핍박한
자로서 자신의 어떤 값으로는 도저히 구원받을 수 없는 자임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대신 죗값을 십자가의 보혈로 지불해 주셔서 구원받았습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에 대해 빚진 자라는 말씀입니다.

고전 6:20에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
리라"고 하였습니다. 여기 값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값을 말하는 것입니
다.

바울만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
를 속전(Ransom)으로 주시고 우리를 사신 것입니다.

한 노예가 있었습니다. 그는 노예시장에 끌려가서 팔리게 되었습니다. 어떤 지
주가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자기를 사는 것이었습니다. 노예란 공매에서 돈을 제일
많이 지불하는 사람에게 팔립니다. 그 노예는 낯선 사람에게 팔려 그의 종이 되었
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알지도 못한 낯선 주인이 자기를 자유자로
해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노예는 도무지 영문을 몰랐습니다. 그 많은 돈을 지불
하고 자기를 사서 종으로 부리지 않고 그냥 해방시켜 자유자로 선언하다니 꿈인지
생시인지 영문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이는 그 주인의 호의였습니다. 사랑으로 인한 은혜였다는 말씀입니다. 그 주인
이 다른 분이 아니라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신 것입니다. 그 종이 다른 사람이 아니
라 바로 우리 성도들인 것입니다. 여러분과 저인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 자신을 주시고 우리를 사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자유케
하셨습니다. 죄와 사망으로부터 자유케 하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갈 5:1에 "그
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를 안 바울 사도는 자신이 복음의 빚진 자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는
비단 바울 사도만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받은 모든 성도는 다
복음의 빚진 자인 것입니다.

"빚진 자"란 헬라말로 "오패일레데스"라고 하는데 이는 "채무자" 또는 "어떤 일
을 완수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채무는 금전적
인 것만이 아니라 사람이나 국가의 법에 대한 도덕적 의무까지도 포함한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헬라인, 야만, 지혜자, 어리석은 자 모두에게 빚을 졌다고 하였습니
다. 야만, 어리석은 자는 당시 지식과 문화를 선도했던 헬라인들은 헬라어와 헬라문
화를 알지 못하는 모든 외국인들에게 대해 이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유대인을 제외한 모든 이방인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즉 바울
은 모든 이방인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여긴 것입니다. 그것은 바울이 회심할 때 주
님이 그에게 이방의 사도로 삼겠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도 다 복음의 빚진 자들입니다. 비단 바울 사도만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원을 받았고 하나님으로부터 사
명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바울 사도를 비롯한 많은 믿음의 선진들의 수고로 복음을 받은 자들입
니다. 얼마나 많은 믿음의 선지들이 이 복음을 우리에게 전해 주기 위하여 고귀한
생명을 아낌없이 버렸는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바울 사도와 같이 복음의 빚진 자들인 것입니다. 요일
3:16에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고 하였습니다. 시인은 "여호와께
서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꼬?"(시 116:12)라고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빚은 어떤 빚이든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빚을 갚지 않
고서는 견딜 수 없습니다. 인생이 비참하게 되고 맙니다. 그래서 빅톨 유고는 "채권
자는 상전보다 더 잔인하다. 상전은 육체를 혹사할 뿐이지만 채권자는 체면과 위신
을 짓밟는다"라고 하였습니다.

영국 속담에 "빚 있는 사람은 동시에 노예다"라고 하였습니다. 빚은 무서운 것
입니다. 반드시 그리고 속히 갚아야 하는 채무인 것입니다. 빚을 갚지 않고서는 마
음에 평안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엘리사 선지자 때 선지자 생도의 아내 하나가 엘리사에게 고하기를 남편은 죽
었고 빚이 많은데 채주가 빚을 갚지 않는다고 두 아들을 취하여 종으로 삼겠다고
하니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하고 사정을 아뢰었습니다.

이에 엘리사는 그녀를 딱하게 여기고 그녀에게 집에 무엇이 있는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오직 기름 한 병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엘리사는 밖에 나가서 모든 그
릇을 빌려 두 아들과 함께 그 기름을 그릇마다 다 채우라고 하였습니다.

모녀는 그렇게 했습니다. 많은 그릇에 기름을 채웠습니다. 그런데 모든 그릇에
가득 채우기까지 기름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엘리사 선지자의 말대로 그
기름을 팔아 빚을 갚았습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만일 엘리사에게 그녀
가 나와 호소하지 않았더라면 꼼짝없이 그 두 아들이 채권자의 종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영국 속담에 "부채가 없는 가난은 왕자보다 낫다"라고 하였습니다. 미켈란젤로
는 "가난한 친척들의 부채를 갚을 필요가 없었더라면 나는 예술을 창조하느라고 고
민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빚을 얻는 사람은 슬픔을 얻게 된다. 아침에 빚을 지고 일
어나는 것보다 저녁을 굶은 채 침대로 들어가는 것이 낫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빚 있고서는 살 수 없습니다. 빚은 반드시 그리고 속히 갚아야 하
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의 빚진 자 바울은 그 빚을 갚기 위하여 소아시아와 마케
도니아를 세 번이라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바울 사도는 복음의 빚을 보다 많이 그리고 효과적으로 갚기 위하여 당시 세계
의 십장부인 로마로 죄인의 몸으로 들어가 복음을 전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지상명령 땅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이 되라는 말씀대로 당시 땅끝이라고 생각한
스페인까지 가서 복음을 전했던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복음 전하는 것만이 그 빚을 갚는 것으로 알았고 이를 최고의 사
명으로 알고 자기 생명을 다하여 복음을 전하였던 것입니다. 행 20:24에 "나의 달려
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 하는 일을 마치러 함
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라고 하였습니다.

그 빚을 갚기 위하여 수고를 넘치도록 하였습니다. 그는 옥에 갇히기도 매로 맞
기도 수없이 하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사십에 하나 감한 매
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번 돌로 맞았습니다.

세 번 파선을 당하였고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
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의 위험을 당하였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헐벗었다고
하였습니다.(고후 11:23-27)

바울 사도는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자기에게 화가 미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
은 빚을 갚지 아니하면 비참한 대우를 받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고전 9:16에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
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라"고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로 구원받았습니까? 그렇
다면 우리도 다 복음의 빚진 자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피값을 갚아야 할 채무자
라는 말씀입니다.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원받은 우리 성도는 복음의 빚진 자라는 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그 의식이 분명해야 복음을 열심히 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복음을 전
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으리로다 바울처럼 생각하면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
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바울 사도와 같이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피땀을 흘려
복음을 전하였으므로 이 땅에 교회가 하나 둘 생겼으며 교회들이 든든히 서가게 된
것입니다. 만일 전도하는 성도가 없었더라면, 모두들 자기 자신이 구원받은 것으로
만족하고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으로 끝났다면 이 땅에 교회는 없어진지 오래였을
것입니다.

아우그스투스 스트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도자를 길러내지 않는다면 교회
가 무엇 때문에 있는가? 그들을 훈련시키지 않는다면 교육이란 무엇을 위해 있는
가? 그들을 태워 운송하지 않는다면 상업이란 무엇을 위해 있는가? 그들을 파송하
지 않는다면 돈은 무엇을 때문에 있는가? 전도의 목적을 완수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지 않는다면 생, 그 자체는 무엇을 위해서 있는
가?"

만일 사도 바울에게 자신이 복음에 대해 빚진 자라는 의식이 없었더라면 그렇
게 복음을 열심히 전했겠습니까? 로마 제국의 구석구석을 발로 밟고 다니며 복음의
씨앗을 뿌렸겠습니까? 말입니다. 그는 철저히 복음의 포로가 노예가 되었기에 복음
의 채무자가 되었기에 그 무서운 핍박과 반대가 있는 줄 알면서도 찾아갔던 것입니
다.

그래서 그는 이방의 위대한 전도자가 된 것입니다. 기독교를 세계적인 종교로
올려놓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우리 기독교의 제 2인자라는 말을 듣게 된 것입
니다.

무엇이 바울 사도의 생애를 위대하게 한 것입니까? 결코 그가 지니고 있던 로
마 시민권이 아니었습니다. 유대인이라는 선민의식도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부러
워할 만한 높은 지식이나 훌륭한 가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오직 복음에 빚진
자라는 강렬한 자의식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도 사도 바울과 같이 위대한 생애가 되
기를 원하십니까? 결코 시시하게 끝나버리지 않기를 바라십니까? 그렇다면 먼저 주
인의식을 버리고 철저히 복음에 빚진 자라는 종의 의식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시기
바랍니다.

빚이란 임으로 갚을 수도 있고 갚지 않아도 무방한 그런 것이 결코 아닙니다.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은 주님의 지상 명령입니다. 다른 어떤 명령보다 우선 순
위에 두고 반드시 수행해야 할 의무인 것입니다.

모든 법과 명령은 강제 규정이 있습니다. 그냥 명령만 해 놓고 내버려두면 사람
들은 잘 지키지 않습니다. 그래서 명령을 지키지 않는 자에게는 벌이 따르고 명령
을 준수하는 자에게는 상이 따르는 법입니다. 전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빚이요 명령
이기 때문에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이 아닙니다. 반드시 전도해야만 하는 것
입니다.

30년을 목회 하면서 신앙잡지 Pulpit을 발행한 스노즈 조디아티 목사는 살아있
는 교회와 죽어 가는 교회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살아있는 교회는 교실, 주차장 등 늘 공간의 문제가 있다. 죽어 가는 교회는
공간을 염려하지 않는다. 살아있는 교회는 항상 변화한다. 죽어 가는 교회는 늘 똑
같다. 살아있는 교회는 아이들과 소년 소녀의 재갈거리는 소리로 늘 시끄럽다. 죽어
가는 교회는 죽은 듯이 조용하다.

살아있는 교회는 언제나 일꾼이 부족하다. 죽어 가는 교회는 일꾼을 찾을 필요
가 없다. 살아있는 교회는 언제나 예산을 초과해서 쓴다. 죽어 가는 교회는 은행에
잔고가 많다. 살아있는 교회는 새 얼굴 이름 알기가 어려워 애먹는다. 죽어 가는 교
회는 해를 거듭해도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살아있는 교회는 선교사업이 활발하다. 죽어 가는 교회는 교회 안에서만 움직인
다. 살아있는 교회는 주는 자로 가득 차 있고 죽어 가는 교회는 티내는 자로 차 있
다. 살아있는 교회는 믿음 위에 운행되고 죽어 가는 교회는 인간적 판단 위에 운행
된다.

살아있는 교회는 배우고 봉사하기 위하여 바쁘고 죽어 가는 교회는 편안하다.
살아있는 교회는 활발히 전도하고 죽어 가는 교회는 점점 굳어서 석회화 된다."라
고 하였습니다.

빌리 그레헴은 "그리스도 없이 죽어 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라. 그리고 세계
도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빨리, 빨리 우리는 복음이 없어서 멸망하고 있으니 어서
와서 우리를 도우라고 우리에게 부르짖고 있다. 너무 연약해서 복음을 전할 수 없
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빌리 그레헴 역시 복음의 빚진 자임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 복음의 빚진 자임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교회는 성장할 것이며 하나님의 나라는 날로 확장될 것입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