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아껴라 - 주연도 (2002-12-29)

세월을 아껴라
Redeem the time
에베소서 5:15-21 12/29/02

금년 한해가 다 갔습니다. 오늘은 2002년 마지막 주일입니다.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이렇게 한 해가 다 갈 때면, 그리고 나이 한 살을 더 먹게 되면 더더욱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시간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세월이 빠르고 시간이 얼
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절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의 생이 이제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몇 달밖에 더 살지 못한다
면 그 하루하루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겠습니까? 얼마나 가치 있게 사용해야 할
까요?

옛날에 "스잔나"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오래 되어서 정확히 기억할 수 없습니
다만 이런 것 같습니다. 스잔나라는 예쁜 소녀는 천사로부터 3개월밖에 더 살지 못
한다는 통보를 받고 비통하고 절망합니다.

그러나 이를 받아 드리고 남은 3개월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기도하고
결심합니다. 한 달에 한 가지씩을 정하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하여 최선을 다합니다.

첫째는 미워한 원수를 찾아가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둘은 별거하고
이혼하려는 부모가 다시 합하여 사랑하며 살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셋은 엄마가
자기 동생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노력하여 이 3가지가 다 이룹니다. 그 소녀는 웃으면서 세상을
떠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산다는 애절한 영
화였습니다. 여러분, 몰라서 그렇지 우리도 다 시한부 인생들인 것입니다.

여러분,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할일 없이 빈둥거리며 노는 사람이
나, 철없는 어린이는 세월이 빨리 가지 않아 지루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세월이 빨
리 가기를 소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는 세월이 빨리 가서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는 먼저 시간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시간의 참된 가치를 알아
야 합니다. 시간은 이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최고의 가치라는 것을 확
실히 인식해야 합니다.

속담에 "시간은 돈이다"(Time is money)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시간은 돈 이상
의 것입니다. 시간은 돈을 살 수 있지만, 돈은 시간을 살 수 없습니다. 그러니 시간
을 허비하는 것은 돈을 허비하는 것보다 더 크고 많은 것을 허비하는 것입니다.

시간은 허비할 수 있으나 재생할 수는 없습니다. 한번 간 시간은 영원히 돌아오
지 않습니다. 年年歲歲 시간은 흘러가지만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야 말로 일방통로입니다. 백(back)할 수 없습니다.

인생의 자본 중에서 가장 큰 자본이 무엇입니까? 시간이라는 자본입니다. 우리
는 시간이라는 밑천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왜 청년의 때가 그리워지고 좋은
때라고 하는 것입니까?

시간이라는 밑천이 많다는데 있는 것입니다. 늙었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시간이
라는 밑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죽음이란 무엇입니까? 이 세상에서의
시간이 끝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을 허송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는 곧 생명을 버리는 행위와
같은 것입니다. 잃어버린 생명은 찾을 수 없듯이 잃어버린 시간도 다시 찾을 수 없
습니다.

사람들은 돈, 돈, 건강, 건강 하지만, 잃어버린 재산은 근면 절약하면 다시 모을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건강은 절제하고 운동하면 다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잃어버
린 명예는 반성과 성실로 다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권세는 잘 관리하고
민의를 얻으므로 다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잃어버린 시간은 영원히 다시
찾을 수 없습니다.

시간은 생명입니다. 그러니 허송세월 하는 것은 자기 생명을 흘러보내는 것입니
다.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한 달 사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그러니까 시간이 곧
생명이요 인생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말하기를 "시간 낭비는 살인이
아니라 자살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벤저민 프팽크린은 "당신이 인생을 사랑한다면 당신의 시간을 사랑하라. 당신의
인생은 당신의 시간이 만드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시간에는 지켜야 할 3가지 계명이 있다는 것을 또한 인식해야 합니다. 그 하나
는 "시간을 아껴라"는 것입니다. 주자는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이라고 했
습니다. 분초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분초가 모여서 한 시간이 되고 하루가 되고 한 달이 되고 우리의 전 생애가 되
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아껴 사용한 사람이 인생을 성공한 사람이 되는 것
입니다.

시간에 대한 계명 둘은 "시간을 지켜라" 입니다. 신사 숙녀는, 문화인은 약속한
시간을 어기지 않고 지키는 사람입니다. 우리 성도들은 세상의 누구보다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약속한 예배시간은 꼭 지켜야 합니다. 5분 10
분 늦는 분은 예배 때마다 꼭 늦습니다. 새해부터는 시간을 꼭 지키시기 바랍니다.

옛날 평양의 산정현교회를 담임했던 송창근 목사님은 예배시간이 되면 교회 출
입문을 잠갔었다고 합니다. 이는 교인들로 예배시간을 지키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때 그 교회에는 조만식 장로님을 비롯해서 김종원, 오윤선 같은 국가적으로 쟁
쟁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셋은 "시간을 조직하라"는 것입니다. 계획하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입니
다. 되는대로 아무 계획도 없이 사는 사람은 시간을 조직하지 않고 그냥 사는 사람
입니다.

학교에는 수업시간표가 있습니다. 시간을 조직한 것입니다. 개인들도 가정에서
나 사생활에서 시간을 정하고 생활한다면 굉장한 성공을 가져 올 것입니다.

헬라어에서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크로노스"요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입니다. "크로노스"는 연, 월, 일, 시, 분, 초로서 연대기적으
로 흘러가는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카이로스"라는 말은 연월일시가 아닌 한정적이거나 고정되어 주어진 특정한
시간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이를 때, 혹은 기회라고 합니다. 추수할 때, 일할 때, 주
님이 오실 때, 혹은 부자 될 기회, 성공할 기회, 유학 갈 기회 등등을 말합니다.

오늘 본문의 "세월을 아껴라"는 말의 세월은 후자인 "카이로스"를 말하고 있습
니다. 그러니까 이 뜻은 "특별한 시간"을 아끼라는 말입니다. 공동번역에는 이 구절
을 "여러분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잘 선용하지 않으면 시간이 흐
른 뒤에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 혹은 시
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활용하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세월을 아끼지 않고 허송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세월을 아끼
고 지혜롭게 행동합니다. 섹스피어는 "평범한 사람은 단지 시간을 어떻게 소비할까
생각하지만 지성인은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까 노력한다"고 하였습니다.

"세월을 아껴라"는 말은 "세월을 속량하라" "세월을 되사라"는 의미입니다. 마
치 예수님께서 우리를 십자가의 보혈로 속량하신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주님은 우
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당신의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러니까 "세월을 아껴라"는 말은 "삶의 대가를 지불하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인생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산다면 세월을 허송하는 것이요 죽이는 것
입니다. 소일(消日)하는 것입니다.

소일한다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하루를 소멸한다는 뜻입니다. 땀흘리고 애쓰고
수고하며 보람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다 할 일 없이 하루를 그냥 보내는 것
을 말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세월을 아끼는 것일까요? 마태복음 25에 주님이 재림
하시면 심판주로서 사람들을 양과 염소로 분류하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님은 불쌍한 소자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혹은 헐벗은 자로,
혹은 병든 자로, 가난한 자로, 옥에 갇힌 자로, 목마른 자로, 혹은 나그네 된 자로
사람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염소로 분류된 자들 곧 영생에 들어가지 못하고 영벌에 들어갈 자들은
그 불쌍한 소자에게 아무 반응도 없이 자기의 삶을 그냥 살았습니다.

그러나 양으로 분류된 이들은 세월을 아끼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시간을 샀
습니다. 대가를 지불했습니다. 불쌍한 소자들에게 관심이라는 대가, 옷이라는 대가,
혹은 물이라는 대가, 돈이라는 대가, 돌봄이라는 대가, 사랑이라는 대가 등등을 지
불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들은 시간을 되샀습니다.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주님의
명령을 따르는 시간으로, 주님이 기뻐하시는 시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세월을
아끼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그리스도의 가치관, 그리스도의 사랑, 그리스도의 인격, 그리스
도의 희생, 그리스도의 정신, 그리스도의 마음,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세월을 살
(redeem) 때 정말 우리는 우리 인생을 사는(live) 것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세월을 아끼는 좀더 구체적인 삶을 어떤 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할 시간을
가지라, 이것은 성공의 왕자가 되는 것이다.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 이는 힘의 원천
이 되는 것이다. 책을 읽을 시간을 가지라, 이는 지혜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예배
할 시간을 가지라, 이는 경외의 지름길이다. 친절의 시간을 가지라, 이는 행복의 길
이다. 꿈꾸는 시간을 가지라, 이는 우리의 이상을 하늘에 메는 것이다. 사랑하는 시
간을 가지라, 이는 행복의 원천이다.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라, 이는 영혼을 건강하
게 한다. 하나님을 위하여 시간을 투자하라 이는 하늘나라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도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사람과 시시한 잡담을 하는 것보
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이 많아야 합니다. 특별히 교회에 올라오면 더욱더 주님
과 대화의 시간을 명상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성경 읽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현대인은 TV에 대부분의 시간을 뺏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고사하고 교양서적을 읽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전도하는 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합니다. 생명을 구원하는 일보다
더 크고 좋은 일은 없습니다. 전도보다 더 큰사랑은 없습니다.

세월을 아낀다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세월을 아끼
는 유일한 비결은 오직 성령 충만을 받는데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술 취하지 말
라 이는 방탕한 것이요. 오직 성령 충만을 받으라"고 하였습니다.

왜 술 취하지 말라고 했겠습니까? 이는 방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세월을
낭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술에 취하면 제 정신이 아닙니다. 시간 가는 줄 모릅
니다.

물론 시간을 지키지도 못합니다. 몸의 건강이 망가지고 결국 폐인이 되고 맙니
다. 이 세상의 범죄의 약 90%가 술과 관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술 취함은 몸과 돈
과 생명과 시간과 노고와 모든 것을 허비하게 하는 것이 됩니다.

선교사들이 한국에 복음을 전하면서 금주 금연을 가르친 것은 참으로 잘한 일
입니다. 한국 교회가 우리 나라에 기여한 여러 가지 중 하나가 바로 금연 금주인
것입니다.

초대 예루살렘교회 성도들이 성령 충만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새 술에 취했
다고 하였습니다. 술에 취하면 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성령이 충만해도 제
정신이 아닙니다. 자신의 부족한 생각대로 주장하며 고집하며 살지 않고 성령의 뜻
대로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술에 취하면 세월을 아끼지 못하고 인생을 망치지만 성령 충만하면 인
생을 성공합니다. 세월을 잘 아낄 수 있습니다. 인생을 지혜롭게 살게 됩니다. 성령
께서 내 인생을 주장하시기 때문입니다. 물론 능력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세상을
이기게 됩니다.

그러니까 세월을 아끼고 인생을 현명하게 사는 비결은 성령 충만 받는데 있는
것입니다. 성령은 지혜의 신입니다. 그래서 시간을 가장 적절히 사용하게 합니다.
앞일을 잘 대비하게 합니다.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의 삶을
낳게 합니다. 참으로 보람되고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것입니다. 결코 우
리 인생을 무의미하게 허무하게 하지 않습니다. 의미 있는 삶을 살게 합니다.

그리고 성령 충만을 받은 성도의 특징은 교회 생활에 적합하게 됩니다. 성령 충
만하면 소영웅주의나 독불장군의 함정에 빠지지 않습니다. 자기가 옳고 제일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하모니를 이룹니다. 화평을 도모합니다. 하모니를 이룬 찬양
처럼 성도간에 화답을 합니다. 교회에 덕을 세웁니다. 성도의 참된 교제 코이노니아
를 이룹니다.

성령이 충만한 초대 예루살렘교회는 그야말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었습니다.
하나의 몸이었습니다. 은혜와 사랑이 충만하였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았습
니다.

날마다 믿는 자의 수가 더해 갔습니다. 하나님께 크게 영광을 돌렸습니다. 지상
의 모든 교회의 어머니 교회로서 모범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는 성도들이 성령 충
만하여 성령으로 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세월을 아끼시기 바랍니다. 갈수록 때가 악합니다. 죄악
이 극심하고 허랑 방탕하기 쉬운 때입니다.

지혜 없이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허송세월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인생을 실패하고 맙니다.

세월을 아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령 충만함을 받아야 합니다. 성령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그의 보호와 인도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인생이 행복하고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
는 인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회에 덕을 끼치고 사람들의 칭찬을 받는 하루하루의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