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념하라 - 이석권 (2003-04-05)

(성경)고전11:23-26
(제목)나를 기념하라

예수께서 지상 사역을 마친 후 하나님의 나라에 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나를 기념하라"고 명령하신 것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기념한다'는 것은 '기억한다'는 말이며 '기억한다'는 말은 잊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는 십자가상에서 죽으신 예수 님 자신을 이 세상에 다시 오시는 날까지 기억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막연하게 가 아니라 떡과 잔을 나누는 의식을 제정해 주시면서 기념하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우리의 약한 체질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므로 그 약함을 보완해 주시기 위해 세워 주신 의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어버리는 약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 약점을 생각해 보면

⑴, 사람은 멀리 있는 것은 쉽게 잊어버립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 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안 계신 곳이 없으며, 못하시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따금씩 하나님이 눈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멀리 계시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기 쉽습니다. 반면에 이 세상은 항상 우리 눈에 보이고 가까이 있으므로 이 세상의 영향을 받으며, 이 세상을 따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성만찬은 그런 우리의 약함을 도와줍니다. 떡과 포도주, 먹고 마시는 것은 항상 우리 마음속에서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잠재해 있는 하나의 생각입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이 세상을 멀리 떠날 때까지 잊을 수 없는 것이 날마다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이 성만찬을 통해 나를 기념하라고 하신 이유는 주님을 항상 가까이 두고 생각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⑵, 사람은 눈에 안 보이는 것은 쉽게 잊어버립니다.
식탁, 떡과 잔은 항상 우리 눈으로 보면서 직감하고 체험하는 하나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를 직접 본 일이 없으나 떡과 잔을 볼 때마다 주님의 피와 살을 보는 것을 우리 마음속에 연상시켜 주십니다.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둘러앉아 마지막 성찬을 행하실 때 떡을 떼어 주면서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니 받아 먹으라' 잔을 주면서 '너희를 위한 내 피니 받아 마시라'고 했습니다. 예수 님이 세상을 떠나신 다음에 12제자들은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떡을 떼고 잔을 마시는 식탁을 볼 때마다 예수 님의 살과 피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세상 적인 식탁과 성만찬을 너무 구별하는 것은 성경 적이 아닙니다. 성만찬은 교회에서 가지는 의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거룩하게 구별합니다. 그러나 그 성만찬에서 예수 님의 십자가를 마음속에 깊이 감격하고 깨달은 사람은 가정에 돌아가서도 먹고 마시는 모든 식탁이 주님의 죽음을 기념하는 성만찬 식상이 되어야 합니다. 떡을 볼 때마다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사랑 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주님을 깊이 생각하고 감사하는 삶이 신자의 생활입니다.

⑶,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대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것은 기념의 대상이 '예수 님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24절을 보면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했습니다. 예수 님은 우리를 위하여 살을 찢으셨고 새 언약을 위하여 피를 흘리신 분이십니다. 옛날 언약을 '행하면 살리라'고 한다면 새 언약은 '믿으면 살리라'입니다.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주님을 믿기만 하면 모든 죄를 용서받고 영원히 살리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새 언약을 믿게 된 근거가 주님의 보혈의 피입니다. 이런 주님을 우리는 한순간이라도 잊으면 안됩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떡과 잔을 가지고 날마다 기념하면서 잊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초대 교회 때 예루살렘 성도들이 모일 때마다 떡을 떼었다고 했는데 이것은 성만찬도 되고 애찬도 됩니다. 예수 님을 믿는 자마다 그들은 날마다 떡을 떼며 주님을 기억하였던 것입니다. 우리들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예수 님을 마음속에서 잊지 아니하면 우리에게 큰 축복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속에 언제나 흘러 넘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이런 사랑은 신비스러운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깊이 감격된 자는 모든 고난을 이길 수 있습니다. 모든 유혹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어떤 마음의 병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신 주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 주님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 우리는 떡을 떼며 잔을 마시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의 가정의 식탁까지 그대로 이어져 매일의 생활에서 반복되는 아름다운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 주님을 잊지 않을 때 우리의 마음은 항상 하나님의 사랑으로 풍성하게 넘치는 가장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수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