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온전히 맡기셨습니까?(어린이주일) - 최성욱 (2012-05-05)

창 22 :11-14 자녀를 온전히 맡기셨습니까? 120506주일낮예배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그를 불러 이르시되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시는지라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

오늘도 이렇게 인사합니다.
최고로 멋지신 분, 존경하며 사랑합니다!
원더풀! 뜻은요?
원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리세요!
투더풀!
투자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리세요!

어느 유치원에서 엄마들을 초청해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지금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당신의 어린 자녀가 자라서 장차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까? 나누어 드린 종이에 그것을 써주십시오.’
그랬더니 기술자, 학자, 의사, 판검사 같은 모두가 다 한 가지씩 바라는 인물상을 썼습니다.
그런데 한 엄마가 아주 색다른 대답을 했습니다.
‘“내 자식이 미안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하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을 바랍니다.”’

여러분, “미안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이것은 정말 진실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지요?
내 자녀가 진실한 사람일 수만 있다면 그가 어떤 자리에 있든지 재산이 많든지 적든지, 지위가 높든지 낮든지 그는 어디서든지 자신의 소임을 감당하고도 남을 이 땅의 위인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여기 40세대 어머니들 답해보세요.
이 어머니야말로 가장 큰 인물을 소원한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여러분, 오늘은 어린이 주일입니다. 오늘 어린이를 포함해서 장성한 자녀들까지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다시 한 번 내 자녀의 온전한 헌신을 점검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가 진정 내 자녀들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기르며, 가르치며, 세워주고 있습니까?
정말 저들의 앞날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기를 원하십니까?

내 자녀의 앞날을 온전히 그분께 맡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1. 자녀는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고 명확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자녀는 나에게서 태어났지만 내 것이 아닙니다.
자녀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잘 모르는 부모들이 많구요. 평소에는 잘 알다가도 성질나면 그냥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부모는 관리자입니다.
사랑으로 길러줄 관리자, 하나님의 대리자입니다. 그런데 모든 게 다르면 관리하는데 소홀히 할까봐 하나님은 우리의 모습과 똑같게 만들어서 안겨주셨습니다.
“너를 닮았으니 내 뜻대로 잘 관리해라. 내 뜻대로 잘 사랑해주어라.” 우리에게 잠시 맡겨 두신 것입니다.
한 번 닮은 것 보세요... 인감도장들이잖아요?

미국 남가주에 어느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부부는 교회 일에 아주 열심이었는데 이들에게는 자녀가 없었습니다. 아기를 갖기 위해 열심히 기도했고, 16년 째 되던 해, 마침내 아기를 임신했습니다. 부부의 기쁨은 말로 다할 수 없었죠.
때가 되어 아기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태어난 아기가 흉측한 기형아였습니다. 부부는 절망하며 통곡했고 친척들과 이웃들도 안타까워하며 함께 울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튿날, 병실을 찾아온 남편을 맞는 아내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손을 꼭 쥐고 이렇게 말합니다.
“어젯밤에 밤새도록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물었더니 하나님이 말씀해 주셨어. 그 아기를 어느 가정에 보내야 가장 사랑 받을 수 있을까 하고 하나님이 고민하다가 우리 가정에 보내셨대. 그러니 잘 키워야겠어요. 당신도 도와주세요.”

그렇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 자녀들을 어느 가정에 보내실까 생각하다가 우리 가정에 보내시는 것이 가장 잘 기를 줄 아시고 내 가정으로 내 자녀들을 보내 주신 것입니다. 아멘?
그러므로 내 자녀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인정해야 합니다.
여러분, 내 귀한 자녀를 주신 하나님께 “내 자녀는 내 것이 아니며 당신의 것입니다.” 정확히 고백하시기를 축원합니다.

또 하나, 내 귀한 자녀의 앞날을 온전히 그분께 맡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2. 그분이 원하시는 길로 인도해야 합니다.

자녀는 내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자녀의 삶을 내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그분이 원하시는 대로 부모인 내가 그대로 인도하기만 하면 됩니다.
‘자녀를 바치라’ 하시면 그대로 순종하면 됩니다.

여러분, 100살에 주신 아들,
하나님은 이미 아브라함에게 주실 아들을 예비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는 아들이 없어서 체념하고 사는 아브라함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염려하지마라 네 자손이 하늘의 별들보다, 저 바다의 모래알보다 더 많게 될 거야.” 계속해서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어렵게 100살에 주신 아들을 “그 아들 나에게 바쳐라 그것도 번제로 바쳐라. 그 아들은 네 것이 아니라 내 것이다. 그러니 내가 원할 때 네 아들을 내게 바쳐라!”
여러분, 아브라함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주권 앞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어린 아이같이 단순한 믿음을 가졌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을 보면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부르지 않으십니다. 아브라함도 세상적으로 보면 똑똑한 사람은 아니었어요...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나라” 하니까 목적지도 모른 채 무조건 떠났습니다.
또 급하니까 애굽 왕에게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하면서 내줘버린 우리하고 별반 다를 게 없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또 100세에 얻은 아들을 죽여 번제로 바치라 하니까 두말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길을 떠났습니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원망하고 자리에 퍼져 눕고 말텐데 아침 일찍 아들을 데리고 모리아 산으로 간 걸보면 정말 바보 같은 데가 넘치는 사람입니다.
더구나 자식을 번제물로 드리는 건 아무리 주권적인 선포라 해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잖아요?
아브라함이 똑똑했다면 이렇게 대답했을 겁니다.
“어린 아이를 제물로 드리는 건 당시 이교도들이나 하는 제사법인데 하나님, 어떻게 저 이교도들이 하는 대로 바치라 하십니까? 그리고 내 아들을 통해 큰 민족을 이루고 복의 근원이 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그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잖아요? 하나님 자신이 약속을 어기고 계신데 제가 왜 그 명령에 순종해야 합니까? 전 지금까지 다른 건 다 순종했지만 이것만은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이게 그래도 머리가 좀 돌아가는 똑똑한 사람의 대답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아브라함은 어떻게 했어요?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철저하게 순종을 했습니다. 이 아이를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니 하나님이 원하시면 무조건 내어드려야지요... 이것을 인정한 사람이 아브라함이었습니다.

히 11:17-19)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그는 약속들을 받은 자로되 그 외아들을 드렸느니라 그에게 이미 말씀하시기를 네 자손이라 칭할 자는 이삭으로 말미암으리라 하셨으니 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니라

히브리서 기자는요. ‘아브라함이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이삭을 다시 살리실 줄 알고 바쳤다’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오늘 이렇게까지 비약을 하지 않더라도 이 아브라함의 순종의 사건 속에는 아주 명확한 진리가 있습니다.
‘참된 믿음은 눈물과 고뇌와 아픔을 가슴에 안고 하나님이 지시하시는 그곳까지 올라가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나에게는 막연한 것이 있어도 하나님은 막연하거나 희미한 것이 있는 분이 아니시기에 이 하나님을 확실하게 의지하고 고난의 언덕길도 순종하며 올라가는 것’ 이것이 온전한 믿음인 줄 믿습니다.

이 시간도 어렵고 힘든 고통과 시련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분이 계십니까?
내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답답한 현실 앞에서 괴로워 하고 있는 분이 있습니까?
더 올라가야 하는데 내 믿음이 부족해서 주저앉아 있거나 침륜에 빠진 분이 계십니까?
그렇다면 오늘 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십시오.

시 43:5)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욥 23:10)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여러분, 아브라함이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산에 올라가는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이건 누가 죽으러 가는 행진입니까?
이삭이 죽으러 가는 게 아닙니다.
아브라함이 죽으러 가는 길입니다.
물론 이삭을 바치는 거죠.
그러나 이삭을 바치러 가는데 누가 더 죽을 지경입니까?
아버지가 더 죽을 지경입니다.

이 본문에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시는 도전은요.
아들 이삭을 바치라는 게 아닙니다. 아브라함, 너 자신을 나에게 바치라. 이것입니다.
“아브라함아! 이것까지, 네 자신의 전체를 이 죽음의 제단에 바치는 순종을 할 수 있겠느냐?”

여러분, 오늘 우리가 내 자녀를 어떻게 온전히 그분께 맡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 아들보다도 내가 먼저 온전히 그분께 바쳐지면, 되는 줄 믿습니다.
모리아 산에서는 이삭이 바쳐진 게 아닙니다. 아브라함 자신이 바쳐진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밤새도록 고민으로 밤을 지샜지만, 이른 아침 일찍이 언제 내가 그랬냐는 듯이 힘차게 일어나 자식을 죽이러 올라갈 수 있게 된 전환점이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밤새도록 죽도록 고민하며 하나님을 묵상하던 아브라함에게 성령님이 오셔서 주신 해답입니다.
“이것은 이삭을 바치라는 게 아니다. 너 자신을 온전히 바치라는 것 아니냐? 그런데 여기서 무너지면, 네가 지금까지 평생 순종하며 걸어온 모든 것이 한꺼번에 다 무너지지 않겠느냐?”

이 소리를 듣는 순간, 한 순간에 아브라함의 머리가 명쾌하게 깨끗해졌습니다.
“그렇다. 나는 내 아들을 죽이러가는 게 아니라 나를 죽이러 가는 거다! 하나님,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즉시 순종하겠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내 자녀를 온전히 그분께 맡기기위해 부모인 내가 수도 없이 죽어야 합니다.
오늘 이 깨달음과 고백이 여러분에게 있기를 축원합니다.

자녀의 앞날을 온전히 그분께 맡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3. 내 자녀의 길 앞의 하나님은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이시라’ 는 것을 믿으시면 됩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의 배를 가르기 위해 칼을 집어든 순간, 천사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창 22:13-14)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

하나님은 아예 이삭 대신에 수양을 가져다가 수풀에 걸어 놓으셨어요. 아브라함이 아침 일찍 순종의 길을 떠날 때 이미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시험이 만점으로 통과된 것을 아셨잖아요? 그래서 아브라함이 상급을 받을 그 자리까지 나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할렐루야!

가장 아름다운 결과, 아브라함은 순종을 했고, 이삭은 살아나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고, 하나님은 최고의 순종을 받으신, 지상 최고의 결과를 하나님이 이미 예비해 놓고 계셨던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저와 여러분의 앞길에 언제나 최고의 아름다운 선물만을 항상 준비해 놓고 계신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자녀들을 위해서도 가장 축복된 길만을 준비해 놓으신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삼수를 하든 사수를 하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졸업한 장로회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려면 신학대학 졸업생이라도 평균 3.5 수를 해야만 입학이 된답니다. 그러나 3수 했고 4수한 전도사들도 후에는 얼마든지 훌륭한 목사님이 되는 줄 믿습니다.

또 등록금 걱정에 세월을 보내지 마세요.
없으면 휴학하고 사회 경험을 쌓게 하세요.
그것이 다 장래에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입니다. 또 공부할 때를 놓쳤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보세요. 공부가 지겨워서 세상으로 도망갔더니 꼼짝 못하게 붙들어다가 지금까지 죽어라하고 공부만 시키지 않으셨어요?
거기다 훌륭한 미국 대학의 박사까지 만들어주셨잖아요?

목사의 공부는 지금도 끝이 없습니다. 죽는 날까지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 안하려고 해두요. 공부해야할 사람은 끝까지 붙들어다가 그 공부시키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또 내 아이의 적성이 무엇인지 그것을 몰라 애태우지 마세요.
기도하고 매달려보세요. 하나님이 드러내 주십니다. 때를 좀 기다리세요.
그 아이 앞에 무엇을 예비해 놓으셨는지? 그것을 보여달라고 기도하고 부르짖으세요.
반드시 응답해 주십니다.

또 내 자녀의 혼기가 늦어졌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하나님은 우리가 모르는 가장 아름다운 때를 알고 계신 분입니다.
바로 그 때를 잡아놓으셨고 이미 준비해 놓으신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다만 그 응답의 때를 당겨달라고 기도하시면 됩니다.
제 아내가 31살에 저에게 시집을 왔는데요. 사실 그때는요. 노처녀가 구제된 것인데, 한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모두 다 제가 장가 잘 갔다고 했어요.

그러니 생각해 보세요. 31살 그 당시 노처녀가 28살 총각을 신랑으로 맞았으니까요... 하나님은 언제나 최상의 조합을 주시는 분인 줄 믿으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이제 60을 훨씬 넘긴 제 아내를 보고 지금도 60이 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잖아요?
“남편을 잘 만나서 그렇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늦게 시집을 가도 제대로 가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또 늦게 장가를 가도 제대로 최상의 짝을 만나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박철환, 배재호, 홍준표 걱정하지 마세요! 아멘?

하나님은 내 자녀의 앞날은 최고의 것으로 예비해 놓으셨다! 믿으시기를 축원합니다.

설교를 마무리하면서 어제 아침, 중앙일보 칼럼에 정진홍 씨가 쓴 글에서 또 감동받은 게 있어요.
지금 이분이 한 달 동안 걷고 있는 길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싼티아고 가는 길’ 이라고, 프랑스 생장에서 출발을 해서 스페인 싼티아고를 거쳐 포르투갈 국경에서 끝을 내는, 주님 제자 중에 야고보가 복음을 들고 갔던 그 길, 그 이후로 스페인 신부들이 고행을 하며 걸어갔던 순례길을 지금 한달 째 걷고 있는 중인데요.
이 길은 정말 녹록치 않은 길입니다. 눈 쌓인 피레네 산맥도 넘어야 하고 눈비 내리치는 험한 계곡과 또 끝없이 땡볕이 내리쬐는 벌판을 지나 850km를 걷는데요. 하루에 26km, 650리길을 걸을 때 건강한 사람이 하루도 쉬지 않고 걸어도 한 달을 걸어야만 목적지에 도착하는 그런 길입니다.
거기다가 그 먼 길을 그냥 맨 몸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한 달 동안 쓸 자기 짐을 배낭으로 싸 짊어지고 걸어야 하는 길입니다.
대로는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지?” 머리가 하얘지기도 한 답니다.
그런데 이분이 이 고통스런 길을 걸으면서 어린 자기 딸에게 엽서를 썼는데, 그중의 일부입니다.

‘나바레테라는 작은 마을을 지날 때였단다. 마을 입구에 옷 수선하는 곳이 있었지. 가시덤불에 잘못 들어가 겉옷이 여기저기 찢어져 이를 꿰매려고 문을 열고 들어섰단다. 아빠는 찢어지고 해진 옷을 벗어 짜깁기를 부탁했지.
키가 1m90은 족히 될 것 같은 주인은 재봉틀 앞에 구부정하게 앉아 내 옷을 깁기 시작했어.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좀 지저분하게 기운 곳엔 이런저런 문양을 덧대주기까지 했어.
그런데 정작 옷 수선비는 한 푼도 받지 않는 거야. 그리 넉넉해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야.
순례자에겐 그렇게 한다는 거야. 오히려 내게 사과 두 개를 주기까지 했어.
그의 이름은 훌리안 엘리아스 깔보였지. 하지만 깔보라고 깔보면 안 돼. 아빠는 두고두고 그의 이름을 기억할 거니까.
그는 평생을 재봉틀 하나 붙잡고 살았겠지만 그야말로 작은 성인이었단다. 성자 훌리안 엘리아스 깔보라고 불러야 마땅할 만큼...

아빠는 눈보라 치는 피레네 산맥도 넘고 태양이 작열하는 길도 지났단다. 때로 폭우 속에 걷고 모래바람 이는 광야를 지나기도 했지.
하지만 그 어떤 난관의 돌파보다도 놀랍고 위대한 것은 누군가를 감동시키는 것이란 점을 깨닫는단다.

감동에는 크고 작음이 없어.
모든 감동은 작은 데서 나오지만 세상을 움직일 만큼 커진단다.
사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만큼 아름다운 게 이 세상에 또 있겠니?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다.

내 딸아! 너도 세상을 감동시키는 사람으로 자라거라. 그것이 아빠의 바람이고 또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멋지게 되는 거야.

언젠가 먼 훗날 네가 아빠 나이 비슷한 때에 이 길을 걷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빠가 경험했던 이 감동을 너의 길에서 느끼고 배우기를 바란다. 물론 그 감동은 내가 다 전할 수 없는 거란다. 네가 너의 두 발과 가슴으로 이 길을 걸음으로써 스스로 얻게 되고 알게 되고 배우게 되며 그것을 너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단다.

아빠는 다만 그 진실을 알려줄 뿐이란다. 그때 아빠가 걸었던 발자국은 사라졌겠지만 너를 생각하며 걸었던 마음의 자취만은 이 길에 남아 있을 거야.

여러분,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사람을 감동시키는 사람이 되는 것!

내 자녀가 사람을 감동시키는 자녀가 되도록 오늘도 그분께 내 자녀를 온전히 맡기는 부모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을 드립니다.

‘오직 주의 사랑에 매여’ 찬양과 통성기도>